새로운 정부의 출범으로 희망을 품기도 했었고, 미국의 이라크 공격과 대구지하철 참사 등은 우리를 안타깝게 했습니다. 또한 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의 출현은 지구촌 모든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 넣었습니다. 또한 독감바이러스의 확산은 우리처럼 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을 많이 긴장하게 했습니다.
우리 병원에서도 2003년 한 해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불현듯 제가 차병원에 처음 와서 강조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자율적인 생활태도, 즉 스스로 알아서 자기 일을 처리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야 자기 일의 규모도 생기고 판단력이 생기며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책임감이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빗자루 드니까 마당 쓸라고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던 일도 누가 시키면 하기 싫다는 말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무슨 일이든 자율적으로 해야 일할 기분도 생긴다는 말도 됩니다.
2003년의 안타까웠던 일들, 아쉬웠던 일들, 즐거웠던 일들이 차병원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채, 이제 2004년 갑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우리의 새아침입니다. 산 너머에서 바다 건너에서 희망처럼 아침해는 떠올랐습니다.
저는 새해가 돌아오면 늘 기원합니다. 한 해동안 나에게 많은 일들이 일어나게 해달라고, 나를 매혹시키는 멋진 일과 어떤 엄청난 일들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늘 뜻대로 되지 않았고, 또다시 실망하며 한 해를 마감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언제나 새해가 돌아오면 또다시 새로운 꿈을 꿉니다. 그것은 새해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2004년 올해는 차병원 가족 모두와 저희 병원을 찾아주시는 여러분 모두 아름다운 꿈을 꾸시고, 그 꿈들이 다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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