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우연히 화장실 변기에서 검붉은 색깔의 피를 보고 깜짝 놀라 어쩔 줄을 몰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누구에게 말을 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하지만 새빨간 선홍색 피는 설령 변기 물을 발갛게 물들일 정도로 양이 많더라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개 치질이나 치열 등 가벼운 항문질환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검붉은 혈액은 소량이라도 좋지 않습니다. 대장에 혹이 있거나 아니면 궤양 등으로 위장에 구멍이 뚫리는 등 심각한 질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장은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장기는 아닙니다. 소화되고 남은 음식물 찌꺼기를 모아 변을 만들고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소화되고 남은 음식물 찌꺼기를 주성분으로 하여 만들어진 대변에는 인체에 흡수된 많은 발암물질들이 포함되어 있고, 간 등에서 분비된 독성물질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대변은 이들 해로운 물질들을 실어 몸 밖으로 배출해 내는 운반체 역할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찮아 보이는 역할이지만 변을 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대장은 이런 여러 해로운 물질들에 상대적으로 노출될 기회가 많기 때문에 많은 질병이 생길 수 있는 장기이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엔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서 대장암을 비롯한 여러 대장질환이 급격히 증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질병을 예방하고 조기 발견하여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대장검사가 필수적입니다.
대장내시경검사는 끝에 카메라가 달린 지름 1 cm 정도 되는 긴 관을 항문을 통해 소장이 끝나고 대장이 시작되는 오른쪽 아랫배까지 약 1m 정도 집어 넣은 후, 서서히 빼내면서 대장 내부를 카메라가 찍어 보내는 화면을 통해 진단하는 검사로 의사와 환자, 보호자 등 모든 사람이 화면을 통해 내부의 모습을 실시간 확인을 하고 대장내질환을 조기발견하여 치료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 대·소변의 색깔은 물론 침이나 가래도 유심히 관찰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입니다. 대장암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암이기 때문입니다. 폴립 단계에서 일찍 발견할 경우 내시경 끝에 달린 고리로 묶어 전류를 흘려주면 금세 제거됩니다. 아프지도 않고 흉터도 생기지 않습니다.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도 대장 내시경을 통해 폴립을 제거한 적이 있습니다.
대장암을 늦게 발견하면 수술이나 항암제, 인공항문 등의 수술 및 치료을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40세 이상의 성인 또는 갑자기 변이 가늘어지거나, 변보기가 힘들어지고, 변에 검은 색을 띤 피가 묻어 나오는 경우, 가족중에 대장암환자가 있는 분은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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