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름과 달리 실제 가보면 실망하기 일쑤다. 그래서 요즘은 기대를 많이 하지 않고 가보아야 그나마 헛수고를 하지 않았다는 기분이 든다.
2006년 9월 23일 가까운 김제 지평선축제를 보기 위해 가족과 함께 김제 벽골제로 향했다.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활짝 웃으며 도열을 하고 익어가는 벼들은 고개숙여 인사를 하며 우리를 반긴다. 길가의 허수아비들도 덩달아 가을바람에 맞춰 춤을 추는 것 같다. 허수아비를 쳐다보니 옛 어릴적 흔하게 볼 수 있었던 허수아비가 떠올랐다. 남루한 옷차림에 망가진 밀짚모자를 쓰고 참새를 쫓던 논 지킴이.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모양도 다양한 모습을 지닌 허수아비가 시대의 변천에 따라 패션도 고급스럽게 변했다.
아직 오전시간이라 많이 밀리지는 않아 쉽게 벽골제까지 도착했다.
여느 축제장소와 같이 많은 천막들이 쳐져 있고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주위를 둘러보면 행사장으로 들어가니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음식만들기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인절미도 만들고 그리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풍성하게 먹을 거리도 나누어주며 함께 행사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농촌의 훈훈한 정을 느끼게 하였다. 뒤를 돌아보니 언덕 위에서 연을 날리는 사람들이 많다. 연을 직접 만들어보는 곳도 있었지만 나는 아이와 함께 연을 하나 사서 연을 날렸다. 가을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연날리기에 좋은 날이었다. 아이와 함께 날리는 연은 많은 연들 사이로 높이높이 올라가 이제는 더 이상의 실이 남아있지 않았다. 연날리기에 재미가 붙는 순간 옆의 연과 싸움이 붙었다. 서로 엉키고 싸움이 붙다가 그만 내 연을 멀리멀리 날아가 버렸다. 아쉬움을 남긴 채 다음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허수아비 만들기, 떡매치기 그리고 인절미먹기(?)...
행사장 외곽으로 체험학습장 자리잡고 있었다. 물고기잡기, 메뚜기잡기, 벼도 베고 탈곡하고 방아 찧어 쌀이 만들어지는 체험까지 모두 준비되어 있었다. 도시 아이들에게는 교과서로만 보던 일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좋고,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아이들에게 어린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하고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좋다.
많은 축제를 다녀보았지만 돈벌이 행사를 벌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곳 김제지평선축제는 모든 사람들이 축제의 주체가 되어 함께 동참할 수 있는 장소다. 아이들의 체험학습장이 많고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가볍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서 좋았다. 부담없이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축제인 것 같다.
이 축제가 3년 연속 우수축제로 뽑혔다고 했던가...
올해는 10월 3일부터 7일까지 열린다고 한다. 이번에도 가족과 함께 다시 축제의 현장을 찾아 지난해에 못해보았던 일들을 꼭 참여해보려한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여 많은 것을 보고 체험하며 함께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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