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우리 고장의 가장 자랑거기는 뭐니 뭐니 해도 내장산 단풍일 것이다. 내장산으로 들어가는 길목부터 단풍나무들이 도열하며 손님을 맞는다. 단풍나무 터널을 지날 때면 나의 몸도 붉은 기운으로 가득하다. 내장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나는 서래봉의 단풍을 꼽고 싶다. 서래봉에 올라 내려다보면 마치 내 자신이 비단 이불 위에 앉아있는 신선처럼 느껴진다.
서래봉 중턱에는 벽련암이란 사찰이 세워져 있는데 6.25전쟁 때 소실되었다가 얼마 전 복원되어 다시 세워진 사찰이다.
전설에 의하면 벽련암 축대를 쌓을 때 의무대사가 서래봉 정상에서 돌을 던지면 수제자인 희권이 이를 받아서 쌓아 올렸다고 한다.
벽련암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문구가 들어오는데 진공스님이 집필한 인간의 영원한 행복이란 문구다.
“내 생애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은 지금 이 시간이요. 내 생애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만나는 사람이요. 내 생애에서 가장 소중한 일은 지금 만나는 이 사람에게 기쁨과 평화와 자비를 베푸는 일입니다. 비록 사람이 백년을 산다 해도 간교한 지식이 어지럽히고 날뛰면 지혜를 갖추고 조용히 생각하며 하루를 사는 것만 못하다.”
세상 사람들은 남의 집 담을 넘는 자는 도둑이라고 한다. 그보다 더 큰 도둑이 있다면 은혜와 사랑 속에 살면서 자신을 속이며 갚을 줄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들 자신인지 모른다.
욕망은 우리의 꿈이요 우리의 마음을 파도치게 한다.
꿈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이 산다는 것은 사라지는 그림자요 추억을 쫓는 것인지 모른다.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조용하게 되는 것만이 사람으로 사는 길이다.
11월 초면 내장산 단풍이 절정을 이룰 것이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붉고 아름다운 단풍과 내장산의 매력에 마음을 사로잡히고 말 것이다.
이번 내장산 단풍 여행을 가려는 사람이 있다면 내장산의 아름다움도 느끼고 자신을 다시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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