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가 세상을 너무 빨리 보고 싶은가 봐요. 한 달이 넘게 남았는데 지금 당장 입원하셔서 수술해야겠습니다.
작년 11월 23일 정기검진을 받으러 병원을 찾았는데 산부인과 담당의사선생님의 말이었다.
우리 아가를 빨리 만날 수 있다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두려움으로 분만실로 향했다. 분만실에 가서 주사바늘을 꼽고 침대에 누워있는데 옆 침대에서는 다른 산모가 정말이지 너무너무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진통을 하고 있는데 친정엄마가 생각나는 이유는 뭔지...
나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자연분만을 하지 못했다. 아가가 다른 아가들과는 다르게 뱃속에서 거꾸로 있어 임신 마지막달이 되면 돌아올 수도 있다고 했었는데, 결국 수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것도 한 달이나 빨리...
처음에 우리 아가를 만난 느낌은 뭐랄까.
얼마나 엄마 아빠가 보고 싶었으면 한 달이나 먼저 나와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건강해서 너무 기뻤다.
말로는 지금도 다 표현 할 수는 없지만, 뭉클한 뭔가가 느껴졌다. 그래서 마취에 취한 것도 잊고 배도 아프고 했지만, 소중한 우리 아가와의 첫 만남에 엄마가 얘기했지.
윤호야, 많이 힘들었지? 아주 잘했어. 우리 윤호는 커서 정말 정말 훌륭한 사람이 될꺼야. 사랑한다. 우리 아가
그랬더니, 조그마한 입을 오물오물 하면서 웃는 것 같은데 어찌나 이쁜지. 완전 천사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너무너무 신기하게도 엄마의 목소리를 아는 건지 엄마의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만 고개가 돌아가는 것 같았다. 나는 우리 천사가 건강한 모습으로 엄마 아빠에게로 와줘서 너무 감사할 뿐이다.
사랑하는 우리 천사 윤호에게
우리 윤호가 태어난 지도 벌써 100일 되어가네.
태교할 때는 엄마가 마음먹고 시간 내면 우리 윤호에게 편지 쓸 시간이 많이 생겼었는데 윤호가 태어나니까 엄마가 할 일도 많아지고 아직은 초보엄마라 시간 내는 게 참 힘들더라구. 그런데 더 이상 지체하면 우리 천사에게 영영 편지를 못 써줄 것 같아서 다시 큰 다짐을 하면서 쓰는거란다.
우리천사가 태어난 후로 엄마는 모든 생활이 확 바뀐 것 아니? 처음엔 너무너무 예쁜 우리천사가 엄마 옆에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는데 요즘엔 우리 천사가 없었으면 엄마가 어떻게 살았을까 그런 생각을 한단다. 부모라는 마음을 갖게 해준 우리 천사에게 많이 고맙단다.
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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