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봄이라 나른하고 지친 나날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버텨나갈 수 있는 점 중 한 가지는 수술실이라는 긴박함과 가장 직접적인 장소에서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낯설고 차가운 느낌의 수술실에 들어오는 환자들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두려움과 걱정으로 민감해져 말을 건네기가 조심스럽지만 가족처럼 진심으로 대하고 따뜻하게 말을 건네면서 환자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수술실의 일중 하나이다.
조금쯤 긴장이 풀어진 얼굴로 미소를 머금는 환자들을 보면 안도의 한숨과 함께 우리 수술실 식구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
수술 받는 환자뿐만 아니라 밖에서 걱정하고 있는 보호자들을 안심시키는 일 또한 중요하다. 기다리는 동안 불안과 걱정에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볼 때면 질병이나 사고는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의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도 얼마나 큰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수술 받은 환자들이 수술 후 밝은 모습으로 회복하여 퇴원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수술실에서 하고 있는 일들이 결코 가볍지 않으며 보람 있는 일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곤 한다. 결코 평범하지 않고 가끔은 너무 힘든 일의 나날이지만 항상 늘 처음처럼 이란 말을 되새기며 환자를 내 가족처럼 돌봐야겠다는 마음을 다시 한번 새겨본다.
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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