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사를 가끔 영어로 표현할 때 방사선이란 단어를 빼고 테크니션(Teghnician)으로 지칭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말로는 기술자라고 표기할 수 있습니다. 기술자란 어떤 한 부야의 일을 능숙하게 수행하는 자입니다.
빵 기술자는 빵을 능숙하게 잘 만드는 사람이고, 한때 유행했던 말 중에 고문기술자라 해서 독재시대 때 고문을 잘하는 경찰관을 일컬어 붙은 말도 있습니다.
“테크니션”이란 말은 친숙하기는 하지만 ‘아주 정겹다’라는 느낌은 적습니다. 어떤 분야일을 잘 하기는 하나 왠지 가벼운 느낌이 듭니다. 무겁고 깊은 느낌보다는 어떤 일을 할 때 일이 손에 익어 빨리 빨리 해치우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이와 같은 뉘앙스를 갖고 방사선사를 올려 대입시킨다면 “방사선 촬영이 손에 익어 환자를 아주 능숙하게 빨리 빨리 촬영해내는 자”로 풀어서 표기 할 수 있겠습니다.
이 표현을 놓고 방사선사인 나는 “과연 그런 일을 하는 기술자인가”라고 되짚어 보면서 왠지 찜찜해 합니다.
방사선사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환자를 촬영하여 진단가치 있는 영상을 만드는 일입니다. 진단가치 있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수많은 촬영 단계, 단계별 과정에 적정을 기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이 매일, 매 촬영 때 마다 반복되기 때문에 신중함과 조심스러움이 없어지고 마는 것도 사실입니다.
“테크니션”이 뛰어난 방사선사는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진을 찍지 말고, 작품을 만드는 방사선사가 되고자 합니다. 작품은 전문가만이 할 수 있습니다. 방사선 촬영으로 진단가치 있는 영상을 만드는 영상 전문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진을 촬영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의료영상을 만드는 전문가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방사선사는 단순히 의료보조적인 입장이 아닌 국민의 건강관리와 질병진단에 책임있는 전문가로서의 사명이 있음을 자각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방사선사들은 기술의 발전과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며, 또한 방사선을 이용한 양질의 영상정보 생산과 제공, 의료 피폭 감소에 책임있는 전문가로서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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