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달 전의 나는 강의실에 앉아 강의를 받던, 국시·취업·진로 걱정뿐인 대학 졸업반이었다. 대학시절 잠시 간호 실습을 위해 병원을 찾았었고 다른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했었지만, 지금은 병원이라는 사회의 출발선을 이제 막 넘은 새내기 직장인이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마냥 실습생 같고,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일하려다 보니 복잡하고 정리가 잘 안되어 실수도 많이 하고 서툴렀다. 또 많은 사람을 만나고 간호하는 일뿐만 아니라 환자의 요청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도 어색하고 서툴기만 했다.
기본적인 일에 차차 익숙해져가며 가장 많이 느끼게 되는 건 학생 때와는 다르게 책임감이라는 부분이 커진다는 것이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뿐만 아니라 내가 환자를 얼마나 잘 파악하느냐, 또 내가 환자의 현재 상태나 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에 따라 좀 더 나은 간호와 진료가 행해 질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 것인지를 느꼈다.
또 한 가지, 환자와 가장 많이 접촉하는 의료인으로서 항상 환자에게 활력을 줄 수 있는 간호사가 되어야 한다는 걸 느꼈다. 일이 많아 바쁘고 힘들어 인상이 찌푸려지려 할 때면 입사한지 얼마 안됐을 때 계셨던 환자분의 말씀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어보곤 한다. 간호사님은 웃는 모습이 참 좋아요. 지금의 이 모습을 끝까지 잃지 않길 바래요.
아직도 많이 서툴고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 속상할 때도 있고 뜻밖의 황당한 일이나 힘든 일을 겪을 때면 인상이 찌푸려지기도 하지만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신규간호사와 같은 자세로 책임감 있게 일하는 직장인이자 편안하고 따뜻한 간호사가 되고 싶다.
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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