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현동 언저리를 배경으로 다섯살박이 짱아가 식모인 봉순이 언니와의 만남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눈 떠가는 과정을 놀라운 기억력으로 촘촘하게 엮어 복원해낸 아름다운 소설로써 60-70년대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의 기억들을 72 장의 흑백사진에 담아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60∼70년대 고도 성장의 뒷골목에서 한없이 짓이겨지고 추락하면서도 삶에 대한 낙관을 버리지 않는 식모 봉순이 언니의 삶을 반성 어린 짱아의 눈길로 감싸안으며 그 속에서 삶과 사랑에 대해 끝끝내 포기하지 않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낸 과거 우리시대의 자화상이다.
의붓아버지에게서 버림받고 고아원에서 지내다 짱아네 집 식모로 들어온 봉순이 언니. 다이아몬드 반지를 훔쳤다는 누명을 뒤집어쓰고도 아무말도 못했던 그녀. 그 후 세탁소집 청년과 도망쳤다가 몸둥이가 시퍼렇게 될 때까지 남자에게서 매만 맞고 결국 만삭의 몸으로 돌아오는 봉순이. 비록 비천하게 태어나 무수하게 버림받고 빼앗겼지만 결코 사람에 대한 믿음만은 버리지 않았던 그녀에게서 진정한 사랑과 삶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다.
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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