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속에서의 주인공(백여민)은 어른 같은 아이다. 아이 같은 생각이 도리어 어른보다 더 어른다운 생각을 하는 아이다. 그 속에서 아이는 진정한 남자이고 사랑을 아는 사나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진 사람이다.
책 속의 아이는 너무나 아이다운 생각이면서도 그건 다시 너무나 어른같은 생각을 가진 아이다. 여민이는 어른들의 허를 찌를 수 있는 생각을 한다. 아니 노란네모란 별명을 가진 여민이를 비롯한 다른 모든 아이들이 다 그렇다. 그들은 어른의 허상을 하나씩 지닌 어른의 거울이었다.
허풍이 아주 심하고 거짓말을 일상으로 하는 그러면서도 자신조차도 그 거짓말 속을 살아가는 아이, 기종이.... 골방 안에서 세상을 꿈꾸도 그 꿈 속에서 죽고 마는 골방철학자... 자신을 귀족 내지는 공주로 아는 귀여운 그러면서도 사랑스러운 허영쟁이, 우림이...
이들이 모두 어른들의 일면을 담은 어른의 거울일 것이다.
이사간 산동네 꼭대기의 집보다도 철망으로 막힌 눈으로만 보이는 숲을 더 좋아하고 그 숲에 주인이 따로 있다는 걸 이해할 수 없는 아홉살 여민이....
그 여민이는 숲이 그 누군가가 살지도 않으면서 그곳의 주인인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여민이는 숲을 막은 철조망에 이렇게 붙인다.
이 숩픈 백여민이 껏또 됨!
역시 어린 아이다운 행동이다. 이것은 여민이가 법적으로는 주인이 아니지만 그런 것에 상관없이 마음이 자랄 넉넉한 푸름을 얻은 것이다. 여민이가 여느 아홉살처럼 짝을 좋아하고 그것이 어떤 것이라는 걸 알아 가는 걸 보면서 자신의 아홉살도 되돌아 볼 수 있다.
여민이와 친구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여러가지 사건 속에서 어른이라 지칭하는 나이의 사람들의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다. 어쩌면 어른은 나이라는 숫자를 일컫는 숫자 놀음에 지나지 않는 것임을 느낄 수도 있다.
어쩌면 아이라고 웃어 넘기는 그 아홉살의 이들이 어른보다 더 어른다운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가장 아이다운 생각이 가장 어른다운 생각이 되는 것은 아닐까?
사람은 결코 외톨이도 고독한 존재도 아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안이 된다. 그리고 인생이 갑자기 아름다워진다. (본문중)
이것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필요한 가장 알아야 할 진리가 아닐까?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아름다워진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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