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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원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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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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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 빈대귀신의 전설과 오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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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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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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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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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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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 성 일 : 2002.1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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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귀신의 전설과 오늘...
얼마전 나는 꿈에도 생각 못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25년간 소식이 없었던 동창인데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만나자는 것이었다.
그 친구는 학교 때 별명이 빈대귀신이었다. 집안도 남부럽지 않게 잘 사는 중산층이었고 외모도 부잣집 막내아들 같이 잘 생겼는데 무엇이든지 빈대처럼 들어 붙는데는 천재였다. 점심, 커피, 노트, 책, 볼펜, 차비 등등...
그 친구는 자기가 필요한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친구들 것을 집어가는데 명수였다.
강의실에서 옆자리 친구와 한눈팔며 이야기하거나 화장실에라도 갔다오면 여지없이 볼펜, 노트들은 그 친구 손에 가있었고 어찌하나 보려고 모른척 아무말도 안하고 있으면 영락없이 자기 가방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강의가 끝나고 버스를 타면 어느새 귀신처럼 옆에 바싹 붙어 차비까지 빈대를 붙는다.
시내에 나와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분식점에 들어가 라면이랑 칼국수 시켜 놓고 기다리고 있노라면 빈대귀신은 이곳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이 테이블 저 테이블 돌아다니면서 데이트족들이 먹다 남긴 만두, 튀김, 김밥들을 주섬주섬 집어와 전리 품 마냥 쭉 늘어놓는다.
먹다 남은 것을 가지고 온다고 구박을 하면서도 배고픈 그 시절의 우리들은 결코 싫지는 않았다.
휴강이 시작되고 방학이 오면 우리들은 가끔씩 등산을 가게 되는데 국립공원으로 가게될 때면 빈대귀신은 입장료를 낸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면서 우리들을 계곡으로 끌고 가서는 철조망을 넘게 했고 어디선가 호루라기 소리가 요란하게 나면 죽은 듯이 납작 업드려 있도록 지시했고 조용해지면 행동개시 명령을 내려 민첩하게 앞으로 전진하게 했다.
그야말로 팔자에 없는 유격훈련을 빈대귀신 때문에 받아 보았다.
졸업 후 그 빈대귀신은 군대에 갔었는데 휴가 나오면 꼭 빠지지 않고 되풀이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내무반 검열 땐 자기가 없으면 안된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늘어놓곤 하는데 이유인즉, 자기 내무반에 부족하거나 부실한 물품이 있으면 다른 내무반에 있는 것을 가져다가 확실하게 확보해 놓는다는 것이다.
또한 자기 군복이나 속옷, 양말들이 더러워지면 세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군발이 꺼랑 바꿔치기 하는 수법으로 편하게 지낸다니...(에구에구~)
이런 저런 자랑 아닌 자랑을 한바탕 늘어놓은 그 친구는 밥이며, 술이며, 차비까지 얻어가곤 했는데 제대하고 난 후엔 코빼기도 볼 수가 없었다.
그러던 그가 뜬금없이 전화를 했으니 제일 먼저 물어볼 말이 무엇이였겠는가?
“야! 너 지금 무엇하고 사냐?”
대답인즉 Ｃ 고등학교 생물 선생하고 있어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갑작스런 전화였지만 선약이 있어 안되겠다고 대답을 했다.
너무나 믿기지 않아 교육청으로 알아 보았더니, 음마야!
진짜루 2학년 2반 담임교사가 아닌가!
다음날 난 부랴부랴 친구들을 불러모아 톱 뉴스로 빈대귀신 이야기를 해 주었다. 모두가 하나같이 하는 말,
야! 그 제자들 멀쩡할까??
(방사선사 김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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