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창은 한자로 선창(船艙)이라 쓰나 배가 드나드는 곳 주로 생선배가 드나드는 곳을 이르는 말이어서 한자로 표기하는 선창(船艙)이어야 하는지는 의문이 있다. 우리의 지명에서 우리말로 전해지던 것을 무리하게 한자화 또는 한문화 하는 바람에 변질된 것이 많다. 그 바람에 그 지명의 정서나 생활과는 동떨어지는 것 역시 많다.
그 과정은 우리의 한문 선호에서 온 것이지만 일제가 통치하기 좋은 나름대로 어떻게 보면 본래의 우리 이름을 변의하고 싶은 고의 등이 섞여 있어 그와 같이 엉뚱한 이름으로 오늘에 이른 것들이기도 하다. 어색하기 이를 데 없고 본래 이름으로 이어진 생활정서와 풍토를 이해하기가 난감한 경우가 많다.
여기 뿌리깊은 마을을 정리하는 의도는 본래의 이름을 찾고 거기에 서린 생활정서 풍토를 조금이라도 찾아놓고자 하는 의도에서이다.
째보란 말은 그 하나는 일제가 어항으로 이용하면서 우리 어선 규모도 함께 커지자 생긴 객주 중에 째보라는 객주가 있었는데 그것을 이르는 말이라고 하고 그 곳 지형이 째져서 이르는 말이라고도 전한다. 군산 중심 시가지는 산이 있고 산이 아닌 곳에는 바닷물이 들었으며 그 가운데 江心이 있어서 어느 곳 하나 평평한 곳이 없었던 곳이다.
어쨌든 째보선창은 어항으로 개발되어 날로 팽창하고 번영을 누렸다. 충청, 전라 연안의 어선기지 또는 어업기지로 변모에 또 변모하여 근대 어항의 면모를 갖추었다. 그것이 일제 통치기였고 이어 광복 후에도 역시 그 추세로 오늘에 이르렀다. 일제 때는 동빈어판장(東濱漁販場)이라 했고 광복 후부터 동부어판장(東部漁販場)이라 부르고 있다.
째보선창은 채만식 소설의 배경의 일부이기도 하다. 채만식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장편소설 ‘탁류’의 주인공 정주사가 강 건너편 서천에서 군산 째보선창으로 건너온다. 군산에 첫발을 디디어 놓은 곳이기도 하지만 그가 미두로 살림이 거덜나자 두루마기를 뒤집어쓰고 금강에 빠져 죽을 것이냐 하고 한탄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곳에는 소설 ‘탁류(濁流)’의 비가 서 있다.
* 둔배미
둔배미는 오늘의 둔율동(屯栗洞)을 말한다. 이 말은 밤골이라는 의미인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아마도 한문화할 때 잘못 정리한 이름이 아닌가 한다.
둔전이란 주둔군들의 군량 양곡을 일일이(당시는 교통이 사나웠으니까) 공급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현지에서 논밭을 갈아 자급했던 것이다. 이것이 둔전(屯田)이다.
둔전의 우리말은 둔배미라 할 수 있다. 둔율동 그 밑지역 미원동(米原洞) 일대는 논, 밭이었다. 이를테면 논배미 밭뙈기였던 것이다.
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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