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을 지나 19번 국도를 타고 구례로 향하면 우측에 산수유마을이라는 안내표지판과 함께 노란 꽃무더기들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마을 전체에 노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 담옆에도 개울가에도 노란 꽃망울이 주렁 주렁 달려있다.
전남 구례군 산동면. 유달리 산수유가 많이 산수유마을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돌담길로 이어지는 마을 어귀에서부터 등산로로 이어지는 산수유가 지천이다. 수만여 그루가 황금빛 꽃대궐을 이룬다.
3월 21~23일에는 지리산 온천관광지에서 산수유꽃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해마다 3,4월이면 봄을 영원히 간직하려는 사진작가들의 단골 촬영지이며 근처 지리산온천과 연계하여 가족여행지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산수유 황홀경에서 빠져나오면 섬진강변의 또 다른 꽃천지가 기다리고 있다. 구례에서 861번 지방도로를 30여분 달리면 멀리 폭설이 쏟아진 듯 눈부신 동네를 발견한다.
매년 3월 중순 만개한 매화꽃이 하얀 꽃구름이 내려앉은 듯 장관을 이루는 이곳이 바로 섬진강변의 매화마을이다. 행정상으로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삼벅재 골짜기지만 매화마을이라면 여기서는 모르는 이가 없다.
발길 닿지 않는 산중턱에도 매화군락이 떼지어 자리잡았고 길가 여염집 담벼락에도 수줍은 색시처럼 단아하게 서 있다. 매화마을 봄소풍은 가장 화려한 매화숲길을 자랑하는 청매실농원에서 절정을 맞이한다.
매실을 담은 2천여개의 항아리와 청보리와 어우러진 매화의 자태가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이곳은 매화마을에서 처음으로 매화를 재배한 곳으로 가난했던 마을이 매실을 주 소득원으로 일어설 수 있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여기 매화는 가난했던 삶들의 눈물과 땀을 먹고 자라나 이제는 웃음을 전해주는 소중한 보물인 셈이다.
산 중턱의 매화는 한창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으며 길가의 매화는 이미 만개했다. 가끔씩 매화나무 가지를 흔드는 바람 덕에 하얀 꽃비를 맞는 행운이 기다리고 있다. 물안개 피어나는 섬진강변의 전경은 부지런한 이들을 위한 또 하나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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