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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원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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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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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8] 이야기 마당 - 바쁜일상. 잠시멈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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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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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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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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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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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 성 일 : 2003.0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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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3년 전의 띵구리를 그리며...
이잉..
갑자기 띵구리가 생각납니다.
3년 전에 처음으로 개를 키워봤는데, 9개월된 시츄.
제가 사서 고만큼 키운 게 아니라 개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집에서 귀하게 자란 녀석이었답니다.
헌데, 그 집주인이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띵구리를 저에게 맡긴 것이었지요.
저야 물론 좋았지요..^^ 전 그때 개가 너무도 갖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언제나 떠오르는 건... 울엄마...
동물을 싫어하시는 건 아니지만, 집에서 동물을 키우는 걸 무척 싫어하시는 분이셔서 조금 걱정이 되더라구요.
두려움을 무릅쓰고 집에 데려 가는 길은 어찌나 무겁던지. .. 고녀석!
늙어서 배는 추~욱 쳐지구 ^^, 어찌 그리 튀어 나왔는지 처음엔 토끼배인줄 알았어요. 배사장... 꺄르르르르.. ^^
하지만, 알고보니 애교덩어리더군요. 비비는 것 정말 좋아해요.
드디어, 울집도착.
띵동띵동(구식벨소리)...
낯설어서인지 울집에선 안절부절 못하구 여기저기 오줌을 갈기며(?) 다니는데.. 조금 안쓰럽더군요. 제 방으로 데려와서, 밥 묵자. 잘 먹네. 맛있쪄?
밤은 깊어가구 띵구리는 쉴 새 없이 뛰어다녔지요. 주거지가 바뀌니까 신기했나봐요?
엄마는 애견이 왜이리 크냐구 방문 열지 말라 하셨어요. ㅠ_ㅠ
그나마 엄마가 데리고 나가란 말씀을 안 하신 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더 이상 혼나기 전에 저도 띵구리한테는 좀 미안했지만 냉정해져야만 했답니다.
띵구리!... 전 나지막한 목소리로 맹훈련을 시작했어요.
잘 땐 여기서, 쉬~야는 요기서, 활동범위는 저기까지 등등....
조금은 기죽은 띵구리..
말을 잘 듣더군요.^^ 그래, 나랑 같이 살고 싶지!
띵구리왈. 껑껑
다음날 새벽..
헉.. 띵구리는 어느새 내 시트위에 올라와 내 옆에서 눈만 껌뻑이며 누워있었고, 방 안 한 켠엔 동그란 똥 몇 개가 줄줄이 늘어서 있었지요.
그 날 아침.
울엄마한테 들키고 말았답니다.
난 어떻게 해서든 설득해보려 했지만, 더 이상은 용납이 안 되셨는지 ...
(우리 띵구리... 저만치에서 반성하는 것처럼 쪼그리고 앉아 눈치만 보고 있었어요...)
결국 엄마는 단호히 한 말씀하셨답니다.
개가 안 나가면 내가 나간다.
허억.. ㅇ_ㅇ
너무 슬펐어요.
하지만, 더 이상 엄마 말씀도 거역할 수가 없더군요.
며칠 후 띵구리는 저와 함께 집을 나섰답니다.
다행히도 띵구리를 키워준다는 사람을 만났거든요.
그 날,
몇 시간을 울고 또 울고...
아직도 우리 띵구리가 생각나요.
단 며칠이었지만, 정이 많이 들었었거든요.
그 날 헤어지면서, 우린 서로 눈빛만으로 약속했어요.
다음 집에선 오줌 갈기지 말기...!
( 전주시 효자동 김 지영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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